정책과 시선/인물과 정책

박근혜의 말, 그리고 리영희의 < 대화 >(2)

mylim 2009. 9. 10. 17:28

박근혜의원의 말들

 

리더의 역할

 

-일찍 일어나는 새도 먹이가 있는 곳을 모르면 소용이 없다

 

‘일찍 일어난 새가 먹이를 잡는다’

흔히들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 말씀을 들어보니, ‘요즘은 일찍 일어나는 새도 먹이 있는 곳을 모르면 소용없다’고 합니다. 과거처럼 사방에 먹을 것이 널려 있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일어나서 무엇을 하느냐가 정말 중요한 시대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우리는 지난 60년 동안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는 새’였습니다. 그리고 일찍 일어난 만큼 많은 먹이를 챙겨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 부족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과거의 지도자가 국민들의 잠을 깨우는 것으로 충분했다면, 이제는 잠을 깨워서 정확한 방향으로 이끄는 지도자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주어진 역사의 소명이 그것이라면, 당당히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2007. 6. 4 대한민국, 5년안에 선진국에 이르는 길(서강대학교 OLP특강)

테러 당했을 때나 부모님이 흉탄에 돌아가셨을 때 등 살면서 아주 힘든 순간이 많았고 극복하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많이 단련이 된 것 같다. 난 위기에 강한 여자다. 지금은 웬만한 일엔 놀라지 않는다. 끄떡없이 버텨내겠다는 각오로 버티면 버텨지는 것이다. 사명이란게 무엇보다 무섭다. 어머니들이 열자녀를 혼자서 키워내는 것도 다 사명이고 책임이다. 2007. 6. 14 중앙일보와의 인터뷰 내용


-토론회 사회자의 질문- "아직 여성대통령은 시기상조란 주장이다. 박 후보는 지난 5월 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성대통령 자체가 큰 개혁이라고 했다 작년 12월 여론조사를 보면 박 후보의 비지지층 상당수가 여성이란 점 때문에 좀 그렇다고 하는데 이런 국민 시각을 어떻게 불식시킬 것이냐." -박전대표 답변- "작년 조사를 예로 들었는데 최근에는 오히려 내가 여성이라는 게 더 강점이라는 분이 많다. 국가지도자를 뽑는데 여성과 남성을 따지는 시대는 지났다.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그동안 어떤 언행과 원칙을 갖고 살아왔는가, 어떤 사람이 투철한 국가관과 사심없는 애국심을 갖고 있는가, 통합능력과 5년 안에 선진국을 만들 수 있는가가 중요한 기준이다." "내가 어려운 한나라당의 대표를 할 때 여성으로서 내 능력을 확인하지 않았느냐" "우리나라가 필요로 하는 리더십이야 말로 여성의 리더십이다." 2007. 6. 28 한나라당 정책토론회에서...


 

지난날 한나라당을 깨끗한 정당, 국민과 약속 지키는 정당, 나라를 지키는 정당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은 요령이나 정치공학이 아니라 정직한 마음으로 국민만 바라보고 민생을 챙기는 正道에 있음을 가르쳐준 시간이었다. 이제 정말 마지막으로 중요한 승리가 남아있다. 여태까지 모든 승리는 이 마지막 관문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7. 7. 11 제주 당원 간담회에서...



다음 지도자는 국민의 마음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 상대에게 독설이나 모욕이 아니라 존중과 존경의 언어를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예수님이 일생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과 병든 사람을 어루만졌듯 우리 지도자도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2007. 7. 18 전국장로총회 축사 중에서..

 

 

누가 믿을 수 있는 후보입니까? 정권 교체, 100% 확실한 후보가 누구입니까? 여러분, 저는 자신이 있습니다. 이 정권과 싸워서 패배한 적이 없는 박근혜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어떤 고난이 닥쳐와도 물러나거나 숨지 않았습니다. 당당하게 맞서서 싸워 이겼습니다. 한 때 7%이던 한나라당 지지율을 50%로 만들었고 당 대표 시절 여당 대표 8명을 상대로 8전8승을 거뒀습니다. 2007. 7. 22 제주합동토론회 연설 중에서..



나더러 손에 찬물 한번 묻히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이 박근혜의 손이다 이 손으로 부모님의 피 묻은 옷을 두 번이나 눈물로 빨았다. 한나라당이 나락의 위기에 빠졌을 때 이 손으로 108배를 올렸다 이 손에 붕대를 감고 당을 구해냈다. 전국 민생 현상을 150번 넘게 다니면서 이 손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손을 잡았다 박근혜의 손은 깨끗한 손이다. 단 한번도 부정부패와 손을 잡은 적이 없다. 비리와 악수하지 않았다. 차떼기 당이라는 오명 지우기 위해 이손으로 여러분과 함께 한나라당을 씻어 내렸다. 깨끗한 손만이 정권을 찾을 수 있다. 2007. 7. 30 인천 합동연설회에서..


 

 

애국애족

입원한분, 돌아가신 분, 상이용사 여러분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과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을 수 있었겠나...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희생한 부분에 대해 보람을 느끼고 그 자손들도 긍지를 느껴야 하는데 아직도 우리나라 그렇지 못한 경우가 있다. 오히려 그 반대방향으로 가는 경우도 있어 안타깝지 그지없다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애국심을 얘기할 때 백 마디 말보다도 그렇게 희생한 분들과 가족들에게 국가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큼 큰 가르침은 없다고 생각한다 보훈의 달에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보훈에 노력을 기울이겠다 2007. 6. 29 서울 보훈병원 방문



시대정신이라는게 있습니다. 그 시대정신이 아무리 힘들어도 우리를 앞서간 선배들 선조들을 그것을 해냈습니다. 나라를 잃었을때는 독립운동을 6. 25 때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피흘려 싸웠습니다. 또한 나라를 잘살게 하기 위해 새마을, 민주화운동을 하였습니다. 그 시대마다 해야 할 일을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은 정권교체입니다. 그 이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는일. 그게 바로 우리들 어깨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입니다. 2007. 7. 5 성남지역 당원 간담회에서..


  저보고 요즘 독해졌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있습니다. 저 박근혜, 법 잘 지키고, 거짓말 안하고, 성실하게 사는 분들에게는 누구보다 부드러운 사람 아닙니까? 그러나, 법 안 지키고, 거짓말 잘하고, 수단방법 안 가리고 축재하는 사람한테는 누구보다 무서운 사람이 바로 저 박근혜입니다.!! 저는 이 땅에 정의를 세우겠습니다. 반칙과 부정부패는 영원히 추방하겠습니다. 빽 없고, 돈 없는 서민과 성실하게 사는 국민들이 가슴 터지는 일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2007. 8. 10 전주전북 합동연설회에서.. 

 

 1998년, 여러분이 대선패배의 절망에서 오열할 때, 나라 전체가 위기의 늪에서 신음할 때, 여러분과 함께 희망을 시작했습니다. 2002년 겨울, 두 번째 대선패배의 춥고 어두운 그 밤 두 번 다시는 여러분의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습니다. 2004년 3월, 차떼기당과 탄핵의 거센 폭풍우가 휘몰아치던 그 날 당 간판을 들쳐매고 황량한 천막당사로 향했습니다. 지난 10년, 당이 사는 길이라면 그 어떤 길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길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2007년 8월 19일, 이제 또 한번 위대한 기적을 만들어 주십시오. 2007. 8. 18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제 저에게 행복은 오직 여러분과 대한민국 뿐입니다. 제가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겠습니까? 제가 돈을 탐하겠습니까, 권력이 필요하겠습니까? 오직 부모님이 못 다하신 일을 이어받아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만드는 것, 이것이 저의 유일한 꿈이고 행복입니다. 그래서 정치를 시작했고, 그래서 여러분과 함께 당을 살렸고, 이제 여러분과 함께 대구경북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려고 합니다. 2007. 8. 14 대구경북 합동 연설회에서...



 

(생전에는) 정성스럽게 카드와 조그마한 선물을 만들어 드렸습니다. 이승에 안계시니 아버님께 드릴 수 있는 생신 선물은 생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우리 국민 모두가 편안하고 행복한 나라, 세계에서 어깨 펴고 자랑스러운 나라를 만드는 데 모든 정성을 바치는 것입니다. 2007. 11. 14 고 박정희 대통령 90주기 숭모제 및 기념식에 참석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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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원의 말과 시선


-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 국보 1호로서 나라의 얼과 혼을 지닌 보물이 불타 무너졌다. 정치인으로서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안겨 뵐 면목이 없다. 이번에도 봤듯이 문화재는 돈으로 환산이 되지 않고, 일단 훼손되면 복구도 불가능하다. 매년 문화재보호에 대한 예산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예산 순위에서도 뒤로 밀린다. 2005년 문화재 보호기금을 설치하고자 문화재보호기금법을 발의했는데 아직도 처리가 안 됐다. 이 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가 안 되면 17대 국회가 끝나 자동 폐기된다. 나라를 위해서도 통과되기를 바란다. 기획예산처는 ''기금이 통폐합돼 새로운 기금을 만들 수 없다''면서 반대를 하고 있지만 신문기금은 새로 만들었다. 정권이 어떤 데 중요성과 우선 가치를 두느냐는 판단의 문제인데 (현 정권에서) 무엇이 우선 중요했던가를 판단할 수 있다. 2008년 2월 14일 숭례문 화재 사건에 대해...



- 2008년 5월 6일, 미국산 수입 쇠고기 파동과 관련,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이 재협상 밖에 없다면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국회 본회의 출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문제에 대해서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국민들이 걱정한다면 바로 잡는 것이 정부의 마땅한 자세라 생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 싱가포르를 방문중이던 2008년 7월 17일 현지에서 동행 취재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일본이 엄연한 한국의 영토인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가르치겠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닌 거짓을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가르치면 국제사회에서 볼 때도 일본이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또 "사슴을 가리키면서 저게 말이라고 우기는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처럼 우긴다고 이게 말이 될 수 있느냐"면서 "우리나라도 독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각종 조치를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  2008년 7월 22일 '6.25, 베트남 고엽제 유공자 지원을 위한 입법공청회' 축사에서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많은 피와 땀과 헌신이 있었다"면서 "피와 땀의 지분이 보장받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만약 국민들 가슴속에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는 뜨거운 열정이 사라진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 말했다.

 


-  2008년 9월 18대 첫 정기국회를 맞아 상임위로 보건복지가족위원회를 선택한 소회를 밝혔다. "내가 복지위를 선택한 이유는 "가장 중요한 우리의 기초적인 삶에 대한 문제를 찾고 싶기 때문"이라며 "이런 문제들이야말로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꼭 겪는 삶의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서"라고 말했다.

 


 - 2008년 10월 31일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DGIST) 기공식에 참석히여 "국가경쟁력이 과학기술력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지금 세계는 시장과 국경의 장벽은 없어지고 있지만 과학기술의 장벽은 높아지고 있다", "21세기에 대한민국의 생존전략은 사람과 기술에 있고 무엇보다 사람과 기술의 경쟁력을 기르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2008년 1월 5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민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내놓은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에 대해서 제가 느끼는 바를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한마디 하겠다. 지금 야당이 그동안에 한나라당에 협상 제의라던가 이런 것을 거부하고 대화도 계속 거부하면서 국회의사당을 점거하고 있는것은 참으로 잘못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면서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들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가 당대표하던 시절에 그때 다수당이었고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4대 악법을 내걸고 다수당이라는 이유로 밀어붙이고 강행처리하려고 했었다. 당대표로서 그때 그런 점들이 가장 안타까운 일들로 기억이 된다.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선택함으로서 우리가 다수당이 되고 여당이 되도록 만들어 주셨다. 그것은 다시 말하면 한나라당이 정책을 펴나가도록 하는 데 권한을 위임한 것이다 이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또 동시에 우리를 다수당을 만들어줌으로써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고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잘 이끌어주기를 바란다는 그런 책임도 우리에게 부여하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통합을 위해서 다수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다. 지도부에서 그동안 애도 많이 쓰시고 고민도 많으셨고 많이 참으셨지만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그림을 큰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지 않겠는가 그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2009년 1월 15일 대한민국 법률대상 시상식에서 "개개 법률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속에 신뢰라는 더 큰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부인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당연히 법을 만드는 일"이라며 "그러나 개개 법률을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속에 신뢰라는 더 큰 법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어 "그래야만 진정한 법치가 가능하고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을 수도 있고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서 "물론 쉽지 않은 일이지만 불가능하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권이 사심을 버리고 국민만 바라보면서 노력한다면 결국 국민도 다 알게 될 것이기 때문".


- 2009년 2월 2일 이명박 대통령과 최고위원.중진 청와대 오찬에서...


"2월 쟁점법안 처리가 예정돼 있는데, 쟁점법안일수록 국민의 이해를 구하고 공감대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그리고 "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우니 사회통합도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이 된다. 정부가 바라보는 쟁점법안에 대한 관점이나 야당과 국민이 보는 관점이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고 "문제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갖고 어떤 점이 옳고 그른가, 국민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지 토론하고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덧붙였다.


그밖에, 유일하게 내가 실망한 말도 있다. 선거 후인 2008년 3월 23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4.9총선 공천과 관련한 견해를 밝히며 "약속과 신뢰가 지켜지기를 바랐지만, 결국 저는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면서 "당 대표와 지도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한 말이다. 노련한 지도자로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뒤늦게 속았다고 말하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한번쯤 국민들이 함께 보면 좋을 박근혜 홈페이지에 있는 말말말이란 부분을 대상과 주제별로 정리해 보았다. 왕도정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만큼 들을 만한, 좋은 말도 많았다. 예를 들면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많은 피와 땀과 헌신이 있었다면서 "피와 땀의 지분이 보장받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표현은 애국애족을 강조할 수 있는 기본적인 발언이다. 

 

그런데 나는 근래들어,  대표적인 지식인인 리영희(1929년 출생) 교수의 <대화>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대담 형식으로 엮은 그의 자서전과 같은 이 책에는 60-70년대에 그가 직접 경험한 부분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이 부분을 읽고 여러 혼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박근혜 의원은 박대통령의 딸임을 말 속에서 여러 번 상기시키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시대를 살아 나온 지식인의 말은 대조적이어서 많은 혼란을 준다.  

 

다름아닌 리영희 교수가 대담형식으로 펴낸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대화(2005년. 한길사 간행>란 책에는  박정희 군부 쿠데타(1961년 5월16일)부터 반공이라는 국시속에 자유를 박탈당하는 과정이 소상히 서술되어 있다.

 

 리영희 선생

쿠데타에 대해서는 ' 내가 7년 동안을 붙잡혀 있던 대한민국 군대라는 것은 이 나라의 어떤 집단보다도 푹 썩은 야만적인 집단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런 군대가 공명한 선거로써 수립된 민주정부를 탱크로 전복하려 하다니 나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지(271페이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 후 "1964년 11월23일 밤11시인데 느닷없이 잠자리에서 끌려간 거요. 그 낮에 써 놓고 조간에 기사화된.. 토론 관계 기사를 반공법으로 묶으려...",   

 *참고 :  반공법은 1961년 쿠데타 직 후 제정되어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 4일 공포된 법

 

반공법제4조제1항으로 들어 간 그는 대공분야 수사요원들에 대해 이렇게 표현하고 있었다.

 

"그들은 한 마디로 사디스트라니까! ... 사디스트가 아니면 인간을 그렇게 벌레처럼 대할 수 없어요. 적어도 생명과 감정과 감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인간이라면 상대를  그렇게 원수처럼 취급할 수가 없는 거지,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반공주의의 첨병에 섰던 각종 대공기관 종사자들은 예외없이 사디스트라고 생각해. ...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실존적으로 말하면 그들도 광적 반공주의와 그 체제의 희생자란 생각이 들었어. 그들도 존재론적으로는 소외된 인간이에요. . 극우반공체제란 그 속에 존재하는 모두를 누구 가릴 것 없이 비인간화하는 체제요. (476페이지)

 

민주화 운동을 하던 많은 동지들 중에도 벌방이라는 데 들어가서 이중감옥을 살고 온 사람들은 몇안될 거요. 벌방은 정말 짐승을 만드는 방이에요. (벌방은 가만히 누운 채로 있어야 하고 창문이 없는 방으로 작은 관만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군사독재의 긴 암흑시대에는 친구를 갖는다는 것이 나 자신이나 친구의 목숨까지도 걸어야 하는 인간관계를 말했어. .. 

  

 리영희 교수의 책<대화>는 읽으면서 과거에 대해 돌아보게 만든다. 그는 1999년 말 1970~80년대 변혁의 중심이었고 폭압적인 시대상황에 맞서 싸웠고 70년대 냉전주의적 사회분위기에 새로운 시각을 불어 넣은 학자 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1위였다고  한다. 조사 결과에 대해 그는 무엇보다도 대중은 속일 수 없고 역사적인 평가는 한 개인의 인생보다 더 길게 남는다는 생각에 숙연해졌다 한다.  

 

지금까지 60년대 보릿고개를 없애주고 한강의 경제 기적을 일으킨 시대, 그 시대가 내포한 어둠을 경험한 한 지식인의 기록을 읽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이끈 아버지를 둔 여성 정치가의 말을 동시에 음미하였다. 두 사람의 말을 들으며, 찾아 오는 이 혼돈을 어떻게 정리하여야 할 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어떻게 바라보야야 할 지, 좀 더 생각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