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이 것이 인간인가 중에서

mylim 2011. 4. 22. 17:30

아우슈비츠의 생존자 중 한 사람인 프레모 레비의 책은 인간에 대한 다양한 유형을 쓴 교과서와 같이 느껴진다.

 

우선 죽음에 근접해 있는 수용소에 놓여 질 때, 한 인간이 느끼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를 알려 주는 글 귀가 있다.

 

'작년 이 맘때 나는 자유인이었다. .. 풍요로운 미래가 내 앞에 있었다. 당시의 내 인생 중 오늘 내게 남아 있는 것은 배고픔과 추위로 인한 고통뿐이다. 자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아낼 기운조차 없었다.'

 

... 지내는 동안 희망을 갖는 버릇, 자신의 이성을 신뢰하는 버릇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일한 상황에서도 두 가지 유형의 인간으로 나뉨을 알 수 있다. 기억을 하지 않으려는 경우와 똑똑히 기억을 하려는 경우이다. 

 

그들에게 기억은 그들의 삶에 난입한 고통스런 물체일 뿐이다. 또 다른 이들(귀환하려는 자들)은 기억하는 것이 의무이다. 귀환하려는 자는 그들의 경험에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잊고 싶어 하지 않는다.

 

레비는 히틀러와 같은 리더를 빗대어, 리더는 일단 의심스럽게 바라 보아야 한다고 했다.

 

' 진짜 선각자와 가짜 선각자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든 선각자를 의심의 눈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것의 눈부심이 우리를 들뜨게 한다 해도, ... 무상으로 그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생각되더라도 훨씬 더 소박하고 덜 흥분되는 진실, 확인되고 입증될 수 있는 진실에 만족하는 게 좋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인간적인 동료, 로렌쵸를 발견하면서 레비는 희망을 갖는다

 

' 독일인들이 만든 광적인 위계질서의 모든 단계들은 역설적이게도 균등한 내적 황폐감에 의해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로렌초는 인간이었다. 그의 인간성은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았다.'

 

  '배고픔과 절망감은 너무 구체적이었고 그 외의 나머지 것들은 너무나 비현실적이었다. 그래서 진흙창인 우리의 세상과 이제는 그 끝을 상상하기도 힘든 황량하고 정체된 시간 외에 다른 세상과 시간이 존재할 것 같지 않았다. '라고 묘사한 절망적인 수용소 삶을 그는 기록하기 시작했다.

 

 " 내가 휴식을 취하는 순간마다 ..기억이라는 고통이 찾아 든다. 의식이 어둠을 뚫고 나오는 순간 사나운 개처럼 달려드는, 내가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잔인하고 오래된 고통이다. 그러면 나는 연필과 노트를 들고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것을 쓴다.'

 

결국 1947년(2500부 팔리는 데 그침)과 1956년에 이 책을 출판하여 이 책이 전 후 최고의 증언문학으로 남게 되었다. 이 책 중에서 어디서도 찾기 힘든 귀한 지식은 132페이지에서 133페이지라고 보인다. 길어서 여기서는 옮기지 않는다.

 

이 책 중에서 나에게는, 레비를 기록하게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 지 모르는, 동료가 한 말이 가장 가슴에 남는다. 

 

'수용소는 우리를 동물로 격하시키는 거대한 장치이기 때문에 바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동물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 곳에서도 살아 남는 것은 가능하다. 나중에 그 이야기를 하기 위해, 똑똑히 목격하기 위해 살아 남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누구나 한번쯤 읽어 보도록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참고 : 프리모 레비, 2010, 이것이 인간인가, 돌베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