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성석제의 단편

mylim 2011. 4. 26. 00:05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라는 노란 책 표지의 책이 집에 있어 보게 되었는데 재밌는 이야기꾼을 만났을 때 자리를 뜰 수 없는 것처럼 그 책을 금새 손을 놓을 수 없었다.

 

이 책 중에서 나는 <욕탕의 여인들>이란 부분을 자세히 보았다. 그 단편 중에서 작가의 고뇌를 발견하는 듯한 몇 구절이 가슴에 다가왔다.

 

.. 그 다음부터 나는 내게 알맞는 상대를 찾게 되었다. 내게 알맞지 않은 회사를 그만두었고 스무해 넘게 긴가민가 하던 식구들과도 결정적으로 불화가 생겼다. 나는 알맞지 않은 사람, 관계를 떠났고 잊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응 버렸고 잊었다. .. 나는 떠났다. 어디로? 일단 안개시라고 부르기로 하자....

 

... 친구가 없었고 원군이 없었고 아는 사람도 없었고 함께 어깨를 겯고 소리지를 사람도 없었다. 뼛 속까지 고독했다. 그러나 나는 역시 행운아였다.....

 

   주인공이 사랑하던 여비서를 자신의 결혼 상대에서 지우는 장면도 인상적이다.

 " 너는 네 몸을 꾸미는 데, 네 노동, 네 비굴함의 댓가를 모두 바친다. 너는 그 결과를 찬양할 사람이 필요하며 그에게 최소한의 은전을 내림으로써 영원히 너의 노예로 붙들어 두려고 한다. 너는 인간의 우미함, 지식, 교육, 가치관이 유전자와 관련된 비지니스라는 명명백백하고도 영원한 주제를 모르고 너 혼자만의 한시적인 아름다움, 멍청하고도 우스꽝스런 가치를 추구한다. 너는 청춘은 짧고 유전자는 영원함을 모른다."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지만 일부는 사실인지도 모른다. 자신을 포장하는데, 그리고 한시적인 아름다움을 위해, 비굴한 노동의 댓가를 바치며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