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해변의 카프카 에서
mylim
2011. 11. 27. 05:00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해변의 카프카>에는 망각되지 않고 주춧돌처럼 자기 안에 남는 기억이란 표현이 있다.
' 모든 일들이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 큰 전쟁에 관한 일도, 돌이킬 수 없는 생사문제도, 모든 일들이 먼 과거의 일이 되어갑니다.
나날이 삶이 우리 마음을 지배하고 많은 중요한 일들은 차갑게 식어 버린 오랜 별처럼 의식밖으로 사라져 갑니다. 우리에게는 일상적으로 생각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고 새로 배우지 않으면 안될 일도 너무 많습니다. 새로운 양식, 새로운 지식, 새로운 기술, 새로운 말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도중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절대로 망각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주춧돌처럼 자기 안에 남는 것이 있는 법입니다. 결코 마모되지 않는 기억이 있습니다. '
결코 마모되지 않는 기억, 그 기억은 무엇일까? 아마도 힘든 상황에서도 친절하려 했던 것, 나보다 더 어려운 남을 도우려 했던 것, 억울한 남을 위해 말해 주려 했던 것, 그런 것들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