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정다산이 말한 삶의 기준

mylim 2007. 3. 27. 09:40

성공을 위한 매력적인 조언들은 많지만, 살면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뚜렷한 기준을 말해주는 책은 드물다. 서점의 많은 책 중에는 의사결정에 조언을 하지만, 대체로 자신은 안전하게 잘 살고 있으면서, 위태로운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 어딘지 힘이 약하다. 그래서 바닥까지 가 본 경험에서 나온 글이 오랜 시간이 흘러도 가치를 인정받으며, 남는 듯하다. 그런 책 중에 한 권이 바로 정약용(1762-1836)이 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이다. 다산이 유배기간에 큰아들 학연에게 보낸 편지(1816년5월3일)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와 의사결정을 연결하는 데 도움되는 말을 적고 있다.

 

아버지의 유배를 어떻게든 풀고 싶었을 아들이, 서울에 있는 세도가인 세 사람에게  동정을 구하는 편지를 보내 보시길 권한 편지에 대한 다산의 답이다.

 

' 천하에는 두 가지 기준이 있는데 옳고 그름이 그 하나요, 다른 하나는 이롭고 해로움에 관한 기준이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개의 큰 등급이 나온다. 옳음을 고수하고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높은 단계이고 둘째는 옳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경우이다. 세 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이익을 얻음이요, 네 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해를 보는 경우이다.

 

너는 #에게 동정을 받도록 애걸해 보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것은 앞서 말한 세번째 등급을 택하는 일이다.......

 

참조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정약용지음, 박석무 옮김, 2003, 창작과 비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