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과 시선/요즘 이슈

왕따 없애는교육

mylim 2011. 12. 28. 18:22

친구들의 괴롭힘을 당하다가 끝내 죽음을 선택한 중학생을 위협한 문자메세지에는 친구들에게 너를 ~라 부르게 하겠다는 말이 있다. 즉 타인으로부터 왕따를 당하게 하겠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 왕따란 남들로부터 극단적인 소외를 겪는 것인데 어느 만큼 자아가 형성된 후에도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소수자로 몰리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하물며 어린 나이에 겪는 왕따는 아직 그 것을 통제할 능력이 미미하기에 더욱 큰 상처를 주게 된다.  그렇게 피해를 준 경우, 가해자와 연관된 어른이 연대배상을 하게 하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로 앞으로 심리적으로 큰 상처를 주는 왕따가 우리 사회에서 현저히 사라지길 바란다. 그리고 아울러 학생이나 개인에게도 상처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활성화되길 권한다.

 

 우리 모두는 인생이란 긴 여행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만나다 보면 때론 도움도 받고 때론 손해도 보는 일이 생긴다. 그럴 때 도움받은 일보다는  피해당한 일을 더 쉽게 기억한다. 그렇기 때문에 피해를 준 상대방을 멀리 하면서 점점 남과 외로움을 쌓는 경우가 많아지는 것 같다. 나 역시 마찬가지로 그런 경우를 무수히 보았고 겪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책에서 고마움을 깊이 간직한 에피소드를  읽었을 때 깊은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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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둘이서 사막을 여행하다가 말싸움을 하게 되었다. 한 친구가 말싸움 끝에 주먹으로 다른 친구를 치고 말았다. 얻어 맞은 친구는 아무말 없이 사막에다 손가락으로 이렇게 썼다. 

 

'몇년 몇월 며칠 오늘 친구가 나를 때렸다.'

 

좀더 가니까, 오아시스가 나와서 그 곳에서 수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아까 맞은 친구가 이번에는 물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게 되었다.

그러자 아까 때렸던 친구가 이번에는 허우적 거리는 친구를 구해 주었다. 구출된 친구는 이번에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돌을 찾았다. 그리고 거기에다 새겼다. 오늘 친구가 나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라고.

 

그런 친구를 바라보던 '좀전에 때리고 이번에는 목숨을 구해 준 친구'가 물었다. 아까는 모래에 쓰더니 이번에는 왜 돌에다 쓰느냐고..

그러자 그 질문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미움은 모래바람 속에 멀리 날려 버려도 되지만, 고마운 일은 잊으면 안되기에 돌에 쓴 것이라고."

 

***

 

  어느 성당의 신부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고백할 때 상처받았다고 고백하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이 남에게 상처를 주었노라고 말하는 사람은 매우 적다고. 우리는 대체로 상처받은 경우를 돌에 새기고, 도움받았던 일은 기억의 모래에 쓰며 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책에서 본 이야기처럼 고맙고 좋은 일은 돌에 새기고,  섭섭하거나 속상한 일은 모래에 쓰다 보면, 스스로 외롭게 만드는 일이 줄어들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한다는 것은 남에게 기대는 것을 줄이고 잘못하는 남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키우는 내면의 성장이 뒷바침이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이 것은 스스로 왕따의 길로 가지 않게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다.  결국 왕따를 줄이는 길은 그러면 안된다는 교육은 물론 타인의 행동에 대해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이는 교육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