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란 사회 각 분야별 문화, 가치, 규범, 행태, 물리 환경등 사회적 상태나 조건을 유지하거나 또는 변경시키고자 할 때 사용하는 간여수단이라 말할 수 있다(노화준의 정책학원론 참고). 그런데 정책이 되려면 수많은 사회문제 가운데 정부가 해결할 정책으로 볼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선택이 작용한다.
정책으로 채택되느냐 마느냐 하는 단계에서는 영향력이 강한 개인이나 집단이 갖고 있는 가치관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 특히 이런 사람이 참여한다면 신뢰감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한 인물이 떠올랐다. 바로 안철수 연구소의 CEO이자 KAIST교수인 안철수박사이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아는 것은 없고, 무료백신을 개인에게 공급한 '업적'이 있다는 이미 잘 알려진 정보만 있을 뿐이다.
이 안철수 박사가 쓴 책(영혼이 있는 승부>을 두 번 읽으면서, 정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닮는다면 어떨까란 생각을 문득했다. 그 구절들을 옮겨 본다.
<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두 번 보았던 구절들.
'우리 회사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과 위기감을 느꼈다. .. 변화할 패러다임에 맞는 상품을 준비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는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외국기업과 정면충돌하기 보다 그들과 협력하여 백신 솔루션대신 다른 것을 팔게 함으로써 공세를 늦추고 한편으론 서버용 솔루션을 개발해야 했다.(38-39페이지)'
1998년 입원했던 때를 그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병원에 있을 때 창 아래로 걸어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황달때문에 눈동자가 노랬는데 거울을 볼 때마다 내눈동자가 다시 흰색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자문하곤 했다....
'나는 우주에 절대적인 존재가 있든 없든, 사람으로서 당연히 지켜 나가야 할 중요한 가치가 있다면 아무런 보상이 없더라도 그것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세에 대한 믿음만으로 현실과 치열하게 만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 또한 영원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살아 있는 동안에 괘락에 탐닉하는 것도 너무나 허무한 노릇이다. 다만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더 의미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건강을 찾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 온 그는 회사의 핵심가치를 세 가지 내놓고 제도화한다. 그런데 이익을 함께 나눈다는 표현에서 이익의 배분은 평등이 아니라 공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로 자신의 연봉을 올릴 수 있는 기회는 평등하나 결과는 평등하지 않으며 그에 대한 보상도 평등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책에서 비겁한 일이라고 제목을 붙인 부분이 있다. 실험실에 사용할 기구를 요구했었는데 그것이 묵살당한 당시의 경험을 쓴 글이다.
....높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맞는 대접만 받으려고 하고 막상 문제가 생겼을 때 그 해결은 아랫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비겁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 나는 비록 여린 성격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여리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다, 한번은 고객에게 공급한 제품에 하자가 생겼는데 이 때 만사를 제쳐 놓고 직접 달려가서 사과하고 조치를 취했다(171- 172 페이지)
벤처 기업을 둘러 싼 사회의 편견에 대해서는 그는 이렇게 쓰고 있다.
' 벤처를 둘러싼 논쟁에서 벤처기업가와 이 분야 이론가들의 편가르기도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의견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적대적 감정을 드러내는 풍토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된다. 비판에 대해서 겸허하게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며 내편, 네편 가르기보다 다양한 의견이 수용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벤처기업, 벤처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
위 문장에서 벤처기업을 정부로 변경해서 읽어 보니, 나름대로 말이 되고 우리 사회에도시사점을 주는 것 같다.
얼마 전, 모 개그 프로그램에 나온 후에 전국적으로 떴다는 안철수 박사, 여기에 인용한 그의 말은 지금으로부터 8년 전인 2001년 저술한 책<영혼이 있는 승부>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사회 각 분야별 상태나 조건을 유지하거나 또는 변경시키는 정책이 그 영향을 받는 대상자에게 고마움을 주는 간여 수단이 되길 원한다면, 정부관계자들이 이 책을 한번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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