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아름다운 가게에서 만난 책 2

mylim 2011. 5. 15. 19:06

아름다운 가게에서 구입한 책 중에 악인예찬이란 책이 있었다. 푸른 길 출판사에서 나온 재일교포 여성이 쓴 책이다. 이 책은 순응하고 담담하게 현실을 관조하는 지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나 현실 개혁을 하는 데 이런 시선과 행동이 필요한 점에 대해서는 강한 공감을 주었다. 이 책은 편집에서는 오자도 있고 불완전하여 보이지만 내용에 유익함이 있었다. 10대때 진즉 이런 책을 읽었다면 좋았을 텐데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그 중에서 저자가 보는 '현대에서 악'을 정의한 부문이 특별하다.

 

'사람이 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러나 관료 체제나  거대 매체에서는 약간의 부실한 일 처리를 조직이 방치함으로써 피해가 확대되고 때로는 많은 목숨을 잃게 된다. 그 것이 바로 내가 생각하는 현대의 악이다'

 

' 창피를 당해도 좋으니까 1밀리미터나 2밀리미터라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발버둥을 친다. 그 것이 발언할 수 있는 자리에 올라온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 인권을 좋아하는 교육자는 많이 있다. 하지만 그 인권을 가장 필요로 하는 당사자 곁에서 함께 발버둥치며 함께 살아 가는 교육자는 아주 드물다.'

 

'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사람들뿐이므로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 하면 한만큼 앞으로 나아간다. 절망의 끝에 있는 사람들은 희망을 찾아내는 것도 빠르다.'

 

' 직장 전체가 피해를 입어 거의 공황상태까지 갔고 게다가 재판에서 회사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전직원에게 개인적인 공격이라고 하는 비판의 글을 쓰게 하는 것 자체가, 그 조직이 인간이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 책 내용은 다소 무미건조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미사여구를 찾아 보기 힘들다. 그러나 감동이 있다. 특히  경험과 실천에 기반하여 쓰인 것이기에 경우에 따라서 도움되는 글이다. 이제 10대에 들어선 소녀, 직장에 들어 간 여성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