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엄마를 부탁해 - 신경숙 작

mylim 2010. 12. 22. 20:24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는  미국으로 수출되어 초판으로 10만부를 찍기로 한 소설이다. 엄마를 잃고 나서 엄마의 존재를 확인하는 다양한 가족 모습을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듯 서술한다.

 

이 소설에서는 엄마에 대한 묘사가운데 엄마와 꿈을 이어 놓은 부분이 눈길을 멈추게 했다.  

 

  ...엄마는 상식적으로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 온 인생이 아니야, 엄마가 할 수 없는 일까지도 다 해내며 살았던 것 같아. 그러느라 엄마는 텅텅 비어 갔던 거야. 종내에는 자식들 집하나도 찾을 수 없는 그런 사람이 된 거야... 엄마는 꿈을 펼쳐 볼 기회도 없이 시대가 엄마 손에 쥐여 준 가난하고 슬프게 혼자서 모든 것과 맞서고 , 그리고 꼭 이겨나갈 밖에 다른 길이 없는 아주 나쁜 패를 들고서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몸과 마음을 바친 일생이었는데... 나는 엄마처럼 못 사는데 엄마라고 그렇게 살고 싶었을까?

 

그리고 엄마가 잊지 못하는 마음 속의 한 남자를 찾아 가서 읖조리는 대사 역시 눈길을 머물게 한다.

 

....당신은 오래된 신작로처럼 내 마음 속에 깔려 있네. 자갈 밭속의 자갈처럼, 흙 속의 흙처럼, 먼지 속의 먼지처럼, 거미줄 속의 거미줄처럼, 젊은 날이었네요. ... 당신은 내 인생의 동무였네...

 

나역시 엄마에게 한번도 엄마의 꿈을 물어 본 일이 없었던 것 같다. 나의 아이에게는 꿈을 크게 가지라고 입이 닳도록 말하면서도.

 

엄마를 부탁해를 미국에 수출할 때는 지구나 환경으로 이해해도 된다는 말로 설득을 했다는데, 엄마를 잃고 뒤늦게 후회하지 말고 곁에 있을 때 이해하고 보살피라는 메세지는 서로 상통한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우리 엄마께도 건강한 모습으로 곁에 오래 머물러 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었다. 그럴 수 있도록 하느님께 미리 부탁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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