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mylim 2011. 4. 4. 21:43

이 책은 우리 가족이 권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본 후부터 잠을 자면서도 수행 중, 걸을 때도 수행 중이라는 등, 만사에 수행 자를 붙이는 가족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읽기 시작했다. 두 권중 1권이 2권보다 다가오는 구절이 나에게는 더 많았다. 몇 가지만 옮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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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와 다른 현실, 여기에 최고의 지성이라는 교수님들이 보여 주는 말과 행동의 괴리는 열정과 이상으로  가득했던 나에게 하나의 거대한 모순덩어리였다.... 교실에서 수많은 아름다운 말들에 둘러싸여 마치 진리라는 섬을 행해 질주하는 항해사들처럼 들떠 있었지만 학교만 벗어나명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 내가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이란 것이 뭔가 완벽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회의에 시달렸다.  (95-96페이지)

 

명문대학을 나온 수재들과 함쎄 거의 매일밤 놀고 마시지만 삶이란 그런 게 전부가 아닌 것 같았다.  ... 사회와 그들의 가족들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했다. 그들은 사회의 최상층부 진입을 기다리는 대기자들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좋은 배우자, 좋은 차, 좋은 직장,,, 온통 그 것들 뿐이었다.

 

스님이 되기 전 내 삶은 항상 무언가를 좇는 삶이었다. 명예를 좇고 지위를 좇고 욕망을 좋고, 사랑을 좋고, 돈을 좇고..이것은 모든 사람들이 다 마찬가지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다를 게 없다. ... 하버드와 예일에서 공부할 때 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교수님들로부터 배웠다. 나를 비롯한 내 친구들의 꿈이란 바로 그런 교수님들처럼 사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사회를 움직이고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힘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그들의 삶이란 피곤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

 

현대 사회는 소비사회다. 소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이 사회에서 쓸모없는 인간이다. 이 사회는 계속 우리에게 뭔가 얻어야 한다고 말하고 , 사야 한다고 말하고 , 해야 한다고 말한다. ...종종 우리는 이 순간을 살지 않고 과거나 미래에 산다. ... 지난 일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의 일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흥분과 기대로 산다.

 

스님의 삶이란 매 순간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삶이다. 바로 이 순간 있는 그대로 완벽한 삶이다. 나는 집도 없고, 옷도 없고 의료보험도 없다. 하지만 행복하다.(2권 73페이지-75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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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보이는 글귀가 아닌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하여 감명 깊었던 점은 숭산 큰 스님에 대한 저자의 신뢰와 존경이었다. 미국에 가서 우리 불교를 전한 숭산스님, 이 큰 스님을 만나 미국을 떠나 한국으로 와서 구도의 길을 가는 현각스님, 두 사람의 인연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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