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속의 편지 - 그 날
강 은교
이 세상의 모든 눈물이
이 세상의 모든 흐린 눈들과 헤어지는 날
이 세상의 모든 상처가
이 세상의 모든 곪는 살들과 헤어지는 날
별의 기슴이 어둠의 허리를 껴안는 날
기쁨의 손바닥이 슬픔의 손등을 어루만지는 날
그 날을 사랑이라고 하자
사랑이야말로 혁명이라고 하자
그대, 아직
길 위에서 길을 버리지 못하는 이여
이 시에서 시인이 바라는 그 날은 이제껏 성공하지 못한 혁명처럼, 아직도 오지 않았다. 그 날은 혁명처럼 그렇게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만일 기쁨의 손바닥이 된다면 슬픔의 손등을 어루만지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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