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항아리/독서

천상병의 갈매기

mylim 2007. 3. 22. 02:57

시인은 이미 떠났지만, 시로 남은 그의 인생은 떠나지 않는다. 시<갈매기>처럼, 시인은 단지 높이 멀리 날아간 것일뿐, 보이지 않는 세계로...

 

                                          갈매기

 

                                                                천상병

 

 

 그대로의 그리움이

 갈매기로 하여금

 구름이 되게 하였다.

 

 기꺼운 듯

 푸른 바다의 이름으로 

 흰 날개를 하늘에 묻어 보내어

 

 이제 파도도

 빛나는 가슴도

 구름을 따라 먼 나라로 흘렀다.

 

 그리하여 몇번이고

 몇번이고

 날아오르는 자랑이었다.

 

 아름다운 아름다운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