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방송에 나온 학교폭력 기록에 대한 의견대립을 들었습니다. 학교폭력기록을 대입과 사회진출에 반영하겠다는 교과부와 그렇게 되면 낙인찍혀 학생이 이미 개선했다해도 소용없고 그 결과가 대입으로 연결되어 폭력을 사용한 학생에게 영속적인 피해로 남는다는 점을 경기도교육감이 반론으로 들었습니다. 또한 폭력에 대한 경중이 없이 모든 폭력을 동일하게 다루는 것도 문제라고 했습니다.
학교폭력을 근절해야 한다는 생각은 학생들끼리만이 아니라 교사에 대한 학생의 폭력을 보면서 저 역시 들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교육감의 반론을 들으니, 개선하더라도 교육이 갖는 인성개발의 확장 여지는 열어두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폭력은 소리없이 가해지는 왕따를 비롯해 손찌검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이 중 교사에 대한 학생의 폭력을 가장 엄히 다루기 쉽습니다. 그런데 교사가 먼저 아이에게 모욕을 주는 형태의 폭력, 예를 들면 학생의 뺨을 때리거나, 학생들 앞에서 모욕을 주는 말과 함께 약한 가격을 한 것은 폭력 학생만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것은 인간의 존엄을 존중해야 할 기본적 자세를 잊고 있는 선생님의 훈육태도에도 문제가 있기에, 학생폭력의 원인제공에 대한 책임을 질 필요가 있습니다. 앞으로 학생폭력을 교과부가 기록하게 한다면, 원인제공이 선생님에게도 있는 건은 경중을 가릴 때 가벼운 폭력으로 분류해야 맞다고 봅니다.
학생끼리의 경우, 역시 힘의 경중, 성적 우열이 싸움 배경 등이 되므로 기록부에 기재할 때는 피해자의 인적사항도 자세히 적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유난히 많이 발생한 반은 빈번한 폭력발생반이라고 표기하여, 폭력발생 환경을 방치한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즉 그런 반 구성원의 일원이었음을 알 수 있게 하는 기재란이 입시서류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학교 폭력에 대해 개인차원과 환경차원에서 다들 함께 노력하도록 하여, 방지효과를 가져 올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폭력학생으로 기록되어 입시나 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았을 때는 그 점을 당사자에게 알려주는 규정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학교입시나 입사 심사 결과도 앞으로 더욱 투명하도록 공개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때는, 낙방한 학생은 무엇때문인지 모르고 낙방하거나, 본인이 아는 것과 다른 폭력 정도나 형태의 기록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 교과부의 방침을 실시한다면 이런저런 폭력기록 후의 일들이 나타나 그 처리에 많은 에너지가 들어갈 것입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이제 학교는 손이 아니라 말로 싸울 수 있도록 하루빨리 가르쳐야 합니다. 말로만 싸우되 예의 바르고 논리정연한 어조로 상대방을 이기는 법을 학교프로그램에 넣어서 가르쳐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대입반영을 한다면 성적이 아닌 수시모집의 심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중국 상하이에는 동구부동수, 즉 입만 움직이고 손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문화가 있습니다. 셈이 빠른 그들이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손을 사용한 폭력은 사후수습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을 경험으로 이미 알았기 때문일것입니다.
(2012. 8.31. 임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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